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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222

베토벤 교향곡 제5기 #5 - 헤르만 셰르헨 또 다른 흐름 헤르만 셰르헨(Hermann Scherchen, 1891~1966)은 독일 지휘자로서, 오늘날 20세기 초 현대음악 보급의 선구자로 기억되고 있다. 말러에 대한 공헌도 잊을 수 없어서 초창기 말러 해석가의 주요 인물로 꼽을 만 하다. 쇤베르크 같은 현대음악 보급에 힘썼던 인물 답게, 그가 남긴 베토벤 교향곡 녹음들도 분명 시대를 앞서간 느낌이다. 이 연주들을 들어보면 지금까지 살펴보았던 연주들과는 '또 다른 흐름'이 등장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타라 (tahra) 잘 알려져있다시피, 히스토리컬 녹음 발매로 유명했던 타라 레이블의 운영자 중 한 사람이 바로 헤르만 셰르헨의 딸인 미리암 셰르헨이었다. 푸르트벵글러 녹음으로 더 유명해지긴 했지만, 셰르헨의 녹음들도 제법 잘 정리해서 출시했었다... 2017. 4. 4.
베토벤 교향곡 제5기 #4 - 카라얀 /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카라얀, 그1 카라얀과 베토벤 교향곡에 대한 생각은 어딘지 복잡 미묘하다. 개인적으로 카라얀을 좋아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냉정하게 생각해서 카라얀의 진정한 장기는 다른 분야에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서 카라얀의 베토벤 교향곡 연주는 늘 살짝 아쉽게 생각하곤 한다. 이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그런 아쉬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눈 앞에 흡사 액스-마키나 처럼 등장한 월터 레그 덕에 카라얀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이야기는 앞서 빈 필과의 베토벤 교향곡 녹음에서 언급했었다. ( 2017/03/05 - [Classical Music/beethoven] - 베토벤 교향곡 제4기 - 간주곡 ) 전쟁 직후 공개 연주회에 이따금씩 제동이 걸리는 상황에서 월터 레그는 카라얀과 레코딩 계약을.. 2017. 3. 29.
베토벤 교향곡 제5기 #3 - 미국산 베토벤 미국 오케스트라 편견이라면 편견이고, 취향이라면 취향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상하게 미국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뭐랄까, 정통파가 아니라는 생각에서일까? 음색이 다분히 미국적인 외향적인 화려함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토스카니니/NBC 심포니 토스카니니와 NBC심포니는 2차대전 이후로도 꽤 오랫동안 그것도 아주 왕성하게 활동을 이어갔다. 전쟁에서도 그랬듯이 바야흐로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시대가 된 것이다. 푸르트벵글러도 전곡 녹음을 제대로 다 해내지 못했을 상황에서 토스카니니는 기록으로 남아 있는 것 만 해도 전곡 사이클이 두 종류나 된다. 앞서 39년 실황 전집을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토스카니니 컬렉션 세트 맨 첫번째 부분에 포함된 베토벤 교향곡집은.. 2017. 3. 25.
베토벤 교향곡 제5기 #2 - 푸르트벵글러 돌아온 사람 2 요즘 흔히들 하는 말로 영혼까지 탈탈 털린다는 표현이 있는데, 푸르트벵글러의 음반을 보고 있으면 2차 세계대전의 한복판에 있던 유럽에서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경우도 그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여러모로 의지박약하기 그지없는 처신을 보여준 푸르트벵글러이기에 극도의 긴장속에 영혼까지 탈탈 털려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전쟁이 끝나고 그대로 무너지지 않고 지휘봉을 다시 들긴 했고 50년대에 남긴 녹음들의 연주는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지만 어쩐지 내게는 황혼을 바라보는 사람의 쓸쓸한 뒷모습이 떠오른다. 1, 3, 4, 5, 6, 7 위 숫자는 전후에 푸르트벵글러가 빈 필을 지휘해서 스튜디오 녹음한 베토벤 교향곡 넘버들이다. 푸르트벵글러하면 베를린 필과의 밀.. 2017. 3. 22.
베토벤 교향곡 제5기 #1 - 에리히 클라이버 1950년대 베토벤 교향곡 녹음들 간만에 재개한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 50년대부터는 가급적 전곡녹음 위주로 진행하기로 했는데, 그래도 예외는 있으니 너무 빡빡하지 않게 정리하려고 한다. 먼저 전곡녹음이 아닌 몇 사람부터 정리하기로. 돌아온 사람 에리히 클라이버(Erich Kleiber, 1890~1956)는 일전에 1920년대 녹음한 제2번 녹음으로 소개한 바 있는데, 그 녹음은 사실 딱히 신기한 점은 없고 녹음도 좋지 못해서 기록으로서의 의미 이상의 느낌은 없었다. ( 2016/12/30 - [Classical Music/beethoven] - 베토벤 교향곡 음반열전 #3 - 교향곡 제2번 & 4번 : 피츠너, 클라이버 (Naxos, 1928/1929) ) 에리히 클라이버는 1923년부터 1934년까.. 2017. 3. 21.
BBC 뮤직 매거진 -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 안드리스 넬손스 (DG) BBC 뮤직 매거진 2016년 6월호 BBC 뮤직 매거진에 'Building a Library'라는 매월 연재되는 코너가 하나 있다. 말 그대로 유명 작품 하나 골라서 간단한 소개와 함께 디스코그래피 구성을 위한 추천음반 소개 코너. 뒤적뒤적 하다가 하나 눈에 띄는 것이 있어 포스팅해본다.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 안드리스 넬손스(Andris Nelsons, 1978~)는 라트비아 출신 지휘자로, 동향의 대선배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문하생으로 현재 각광 받는 차세대 거장 지휘자 후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영상에서 보는 그의 지휘모습은 그닥 별로지만, 그가 만드는 음악에 활력이 넘친다는 점 만큼은 인정한다. 어느새 베를린 필 차기 상임지휘자 후보로까지 언급되었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보여주었는데.. 2017. 3. 17.
파우스트, 멜니코프, 케라스 트리오 (2017.3.7) LG 아트센터 슈만 피아노 트리오 제1번 d단조 op.63피아노 트리오 제2번 F장조 op.80인터미션피아노 트리오 제3번 g단조 op.110 이자벨 파우스트, 바이올린쟝-기엔 케라스, 첼로알렉산더 멜니코프, 피아노 슈만의 피아노 트리오 일단, 이 세 명의 연주자를 한 번에 연주회에서 본다는 것 자체로 무척 기대되는 연주회임에 틀림없었지만, 살짝 망설여졌던 것은 프로그램이 슈만의 피아노 3중주 세 곡이라는 점이었다. 슈만이라면 역시 피아노 4중주와 5중주가 훨씬 유명한데다 실제로 3중주는 분명 어딘지 모르게 재미가 덜한 것이 사실이다. 더군다나 3중주곡들은 어딘지 모르게 내가 듣기에는 정서적 불안감이 4중주나 5중주보다 더 심한 것 같아서 이 세곡을 한 연주회에서 내리 듣고 있는 것도 썩 내키지는 않았다만, 워낙 연주.. 2017. 3. 9.
베토벤 교향곡 제4기 - 간주곡 전쟁 중 기록 정리 내맘대로 정리한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 제3기는 2차대전 중의 중요 녹음 세 종류로 마무리했다. 사실은, 더 찾아보니 젊은 시절 카라얀이 녹음한 3번과 7번 녹음도 있긴 한데, 기록 자체로 중요하긴 하나 적어도 현재까지 나에게는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서 생략했다. 토스카니니, 멩겔베르크, 푸르트벵글러. 전쟁 중 토스카니니는 미국에, 나머지 두 사람은 나치 독일치하 유럽에서 활동했고 그 후 결과는 잘 알려져 있듯이 멩겔베르크는 영영 고국땅에서 지휘봉을 들 수 없게 되었고 푸르트벵글러는 패전 직전 스위스로 탈출하는데 성공한 이후 한동안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게 된다. 2017/02/19 - [Classical Music/beethoven] - 베토벤 교향곡 제3기 #1 - 토스카니니/NBC심포.. 2017. 3. 5.
BBC 뮤직 매거진 - 위대한 교향곡 20선 변명 벌써 작년이던가, 약간의 의욕을 가지고 아이패드로 구독한 BBC 뮤직 매거진 요약을 포스팅한 적이 있었다. 처음 시작은 의욕적이었으나, 그 이후 다시 급격히 관심이 식고 말았으니, 뭔가 진득하니 오래 지속하지 못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이런 류의 음악잡지에 대해 살짝 회의감이 들어서기도 했다. 2016/03/12 - [Classical Music/music note] - BBC 뮤직 매거진 훑어보기 - 2016년 4월호 올해의 분야별 음반이라는 식으로 선정된 음반들을 보면서 이제는 이정도 수준으로 감지덕지해야 하는 시대인가 하는 회의감 내지는 실망감 같은 기분 때문이었다. 실제로 그걸 보고 음반을 구입까지 했으나 조금 듣자마자 덮어버렸으니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어떤 음반인지는.. 2017. 3.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