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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푸치니 - 투란도트 : 닐손 (Orfeo)

by iMac 2009. 1. 4.

푸치니 : 투란도트 - 빈 국립가극장 1961년 실황 (몰리나리 프라델리 지휘)


비르기트 닐손여사는.. 단연 대바그네리언 소프라노로 기억되지만 그 외에도 그 강력한 목소리로 종종 불렀던 다른 유명 배역들이 있었는데 투란도트는 그 대표격이었다. RCA와 EMI에서의 스튜디오 녹음들이 유명하지만 이번에 오르페오에서 출시된 빈 국립가극장 실황은 실황특유의 생동감이 더해져서 개인적으로는 훨씬 재미있게 들었다. 

모노 실황이지만 깜짝 놀랄 정도로 해상도가 좋고 다이내믹 레인지도 상당해서 관현악의 음향은 같은 지휘자와 녹음한 EMI 녹음보다 훨씬 매력적이다. 그 음반은 아직까지 리마스터링도 되지 않았고 로마 오페라의 음향은 빈 국립가극장의 것에 비할바가 못된다. 이 음반에서 오케스트라의 음향은 가수들과 함께 제3의 목소리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아름답다. 그 비단결같은 아름다운 질감이 느껴지는 현은 정말 특필할만 하다. 

닐손 여사의 투란도트야 두말하면 잔소리. 녹음이 약간 멀게 잡히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만족스러웠다. 근접 녹음의 경우 좀 부담스럽게 들리는 목소리인데 널찍한 공간속에서 넉넉하게 치솟아 오르는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그외 나머지 배역들도 대단한데 류 역을 레온타인 프라이스가 맡고 있는 것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서늘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명불허전이다. 객석의 반응도 당연히 열광적이다. 

칼라프역의 스테파노는 듣기 전에는 약간 걱정했었는데 - 60년대 들어 급격히 쇠퇴한 그의 목소리를 생각하면 - 다행히 아직까지는 훌륭한 목소리를 들려주고 있다. 프랑코 코렐리의 쨍쨍한 목소리와는 또 다른 스타일인데 이탈리아어 딕션은 좀 더 잘 들리는 것 같다. 'Nessun dorma'도 만족스럽게 잘 불러주는데 객석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마치 공연이 그대로 끝나기라도 한 듯한 엄청난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나도 모르게 브라보가 나오는데 이런게 실황음원의 묘미일 것이다. 

EMI 스튜디오 녹음에서는 관현악이 심심한 편이라 지휘자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가지 않았지만 관현악이 아주 매력적인 이 음반에서는 프라델리의 지휘에도 관심이 간다. 전체적으로 노련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오케스트라로부터 아름다운 음향을 충분히 잘 이끌어내고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 

실황의 뜨거운 열기가 전해지는 멋진 음반이고 녹음까지 좋으니 더더욱 멋지다. 투란도트 팬이라면 소장가치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