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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music note

구노 - 로미오와 줄리엣

by iMac 2009. 3. 21.

로미오와 줄리엣 2008년 잘츠부르크 실황

요즘 이래저래 다망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부서도 바뀌고 출퇴근 장소 바뀌고.. 근무패턴도 바뀌고.. 환경의 변화란 일단은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래도 그런대로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 것 같으니 다행이다. 예전보다는 블로그 관리가 쉽지는 않은 듯. 

아무튼... 새로운 스타 탄생이랄까? 뭐 이런 영상물은 딱히 리뷰같은게 필요없어 보인다. 2008년 공연실황이니 당근 화질 좋고 음질 좋고~ 거기다가 그루지야 출신 25세 신예 소프라노의 눈부신 자태와 가창.. 생각보다 한글자막으로 빨리 출시된 것이 놀랍긴 한데 곰곰 생각해 보니 블루레이로도 같이 출시된 것이었다. 듣기로 블루레이 타이틀은 상당수가 한글자막도 지원하고 있다고 했으니 그 덕분이 아닌가 싶다. 예전 DVD에 일본어나 중국어가 지원되는데 한글은 없었던 걸 생각하면 블루레이의 개발과정에서 한국의 기술이 이바지한 결과물인가 싶기도 하다. 

마차이제.. 이름을 어떻게 발음해야 하나 망설여지는 이름인데 한글로 마차이제라고 적혀 있고 짤막한 제작 다큐에서도 오스트리아 방송 멘트이긴 하지만 분명 마차이제..에 가깝게 들리는 걸 보면 그러려니 생각한다. 안나 네트렙코의 출산으로 빈 자리를 대신했는데 이게 대박이었다니. 이런 경우는 종종 발생하는 것 같다. 물론 이런 경우 우연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력이 준비된 상태였기에 가능한 결과일터. 실제로 그녀의 가창은 정말 놀랍다. 블라인드 테스트로 아무 생각없이 들어도 정말 귀가 번쩍 뜨이는 듯. 앞날이 정말 기대된다. 중저음에서 칼라스의 그림자가 살짝 어른거리는 것이 무척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을 그리 즐겨 듣는 편은 아니지만 한글자막에 볼거리도 풍성한 이 타이틀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금지된 사랑과 밤의 이야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약, 마지막 연인들의 죽음 등등 여러 장면이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를 연상케 하는데 이 작품은 1867년작이고 트리스탄은 1865년작이니 시기적으로도 절묘하게 비슷하다. 여러 모로 성공적인 공연을 통해 기분좋게 감상하긴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솔직히 상당히 긴 편이고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보여준 숨막히는 밀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트리스탄 쪽도 만만치 않게 길지만 흡인력이라는 점에서는 확실히 아쉽다. 그런 점에서 더더욱 이 영상물이 지루하지 않고 잘 감상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요즘 아트마 레이블을 통해 여러 신보들을 선보이고 있는 캐나다의 젊은 지휘자 야닉 네제-세갱(역시 이름이 어렵다)의 지휘도 기대이상으로 훌륭하고 바틀렛 시어의 연출은 기발한 면모는 없지만 18세기풍의 화려한 의상은 눈을 즐겁게 한다. 암튼 결론은 무조건 강추.. 

* 참고로, 비바베르디님의 블로그에 가면 마차이제의 다른 아리아를 들어볼 수 있다. 이 멋진 가수를 처음으로 접하게 해주신 비바베르디님께 다시 한번 감사를... 

* 보너스 영상은 기대했던 것 보다 그닥 재미있는 편은 아니다. 그냥저냥 그런편.. 인상적인 것은 비야손이 독일어를 무척 잘 하더라는 것. 작품해설도 독일어로 해주고 있는데 아마도 중계방송 막간에 삽입된 것이 아니었나 싶다. 

* 요즘 오페라 영상물을 보면서 느끼는 점은.. 키스신이 참 많더라는 것이다. 옛날 영상물에서는 분명 찾아보기 힘든 것이었는데, 확실히 연출가의 시대가 되면서 달라진 점인 것 같다. 아무튼 그저 흐뭇할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