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ravel/europe

2016 잘츠부르크 #3 (2016.5.18)

by iMac 2016. 12. 28.

이전 글 보기

2016/12/25 - [Travel/europe] - 2016 잘츠부르크 #2 (2016.5.18)



마카르트 다리


파리의 퐁 데 자르 처럼, 이제는 전세계 유명 관광지에는 어디든 자물쇠 걸어놓는 장소가 꼭 있다. 잘츠부르크에는 '마카르트 다리'(Makartsteg)가 그런데, 모차르트 생가 앞쪽으로 나와 잘차흐 강변쪽으로 조금 걸어가다 보면 금방 만날 수 있는 인도교이다. 참고로 '마카르트'는 잘츠부르크 출신의 유명한 화가 한스 마카르트(Hans Makart, 1840~1884)의 이름이다. 이 다리를 건널 때엔 잘 몰랐는데, 나중에 벨베데레 궁에 전시된 마카르트의 그림 앞에서 후덜덜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온다.


 






마카르트 다리에서 둘러보는 광경도 정말 아름답다. 한적하고, 평온하면서도 저 멀리 펼쳐진 알프스와 잘츠부르크성의 자태가 적절히 어우러져 시야가 심심할 틈이 없다. 감탄의 연속. 나름 명소이다보니 다리를 오가는 관광객이 꽤 많다. 다리 자체는 프라하의 카를교 처럼 볼만한 것은 없다. 다리에서 보는 주변 풍경이 관람포인트. 자물쇠는 심지어 우리 나라에도 그런 장소는 많으니 신기할 것이 없다.




다리에서 본 잘츠부르크성다리를 다 건너면 빤히 보이는 건물 한 채




카라얀


다리를 건너는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천천히 걷다보면 금방 건너편인데, 건너자마자 그 앞에 4층건물 한 채가 보인다. 바로 지휘자 카라얀 생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Herbert von Karajan, 1908~1989)은 모차르트 이래 잘츠부르크가 배출한 가장 유명한 음악인. 호불호도 갈리고 말도 많지만, 그만큼 유명한 지휘자도 없는 것은 사실. 



카라얀 동상






가까이 다가가 보면 정원에 카라얀 동상이 서 있다. 옆으로 돌아가면 카라얀 생가라는 안내 표지판이 울타리와 담벼락에 붙어 있다. 동상은 수수하게 생긴 편이어서 그가 남긴 카리스마 충만한 음악에 비하면 허전한 편. 아무튼 이 작은 도시에서 이런 거물들이 나고 자랐다니. 모차르트 생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카라얀 생가라, 정말 놀라운 도시다. 


여기에서 또 도보로 5분도 채 안되는 곳에 미라벨정원과 모차르테움 음악원이 있다. 아름다운 환경에 둘러싸인 장소인데다가 최고의 음악인으로 자라날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카라얀의 아버지가 의사였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객관적으로도 집의 위치는 정말 환상적이다. 한국사람 특유의 속물적인(?) 부동산 관점에서 보자면 강변 조망권에 다리 바로 앞에 위치해서 접근성도 최고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나니, 이런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이런 한심한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 순간 부끄러워진다.




미라벨 정원


카라얀 생가에서 조금 만 더 걸어가면 뮤지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에 나온 장소로 잘 알려져 있는 미라벨 정원이 나온다. 입장료도 없고 개방시간 안에는 누구나 편안하게 걸어들어갈 수 있다. 



미라벨 정원. 왼편 건물 모차르테움 음악원도레미송 계단에서 바라본 잘츠부르크 성






잘츠부르크의 주교가 자신의 애인을 위해 만들고 그 때문에 쫓겨났다고 하는 이 정원은 소담하고 아름다운 장소이다. 이곳에 들어와 양편에 놓여 있는 나무그늘 아래 벤치에 앉아 있으면 역시나 아무 생각이 없어진다. 그 바로 옆은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음악원. 우리나라 학생들도 많이 유학하고 있는 곳으로 카라얀도 역시 이곳에서 공부한 바 있다.


찬찬히 둘러보며 앞으로 나아가다 문득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잘츠부르크 성이 눈에 들어온다. 잘츠부르크 성쪽 방향 풍경이 또한 멋지다. 이것참,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이런 불만 아닌 불만이 절로 떠오른다.



슈파르 마트


미라벨 정원을 둘러보고 호텔까지는 걸어가기로 했다. 천천히 시내를 둘러보며 대략 15분 남짓 걷다보면 호텔에 도착한다. 저녁식사는 부근에서 사먹을까 하다가 잘츠부르크 역 지하에서 봤던 마트에서 적당히 사다가 호텔방에서 먹기로 했다.


마트에서 사온 음식 - 빵과 음료 등


슈파르(SPAR) 마트는 오스트리아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마트체인인데 잘츠부르크에서 처음 이용했다. 온갖 식재료가 풍성한데, 그림 속 'enjoy' 오렌지주스는 이후 주구장창 사먹게 된다. 오렌지 주스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빈 여행기에 다시 하기로 하자. 


가운데 음료수는 알름두들러(Almdudler)라고 오스트리아 국민음료란다. 달콤한 사과맛 탄산주스 같은 복잡 미묘한 맛인데 역시 종종 사먹었고 식당에서 음식 주문시에도 함께 주문하기도 했다. 음료수 옆에 놓인 과자는 역시 유명한 오스트리아 과자 마너(Manner). 우리나라 웨하스같은데 맛은 차원이 다르게 진하고 달달하니 맛있다. 샌드위치류와 베리류 음료수 등으로 저녁을 때우고 일찌감치 쉬었다. 


따져보니, 꼭두새벽에 일어나 프라하-린츠 구간 버스속에서 잠시 자긴 했지만 그 이후 하루 종일 돌아다닌 셈이니 피곤할만도 하다. 자유여행이지만 어지간한 패키지 못지않게 빡빡한 일정. 다음날은 오전에 마저 보지 못했던 모차르트 기념관 등을 둘러보고 오후엔 드디어 빈으로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