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 호텔
최종 목적지인 빈에서 4박을 하게 될 숙소인 베토벤 호텔. 빈 중심부인 '링' 주변을 경계로 안쪽과 바깥쪽 어느 쪽에서 호텔을 선택할까 지도를 들여다보고 인터넷 후기도 검색해 보고 가격도 따져보고 등등 이모저모 검토한 결과 결정한 숙소가 베토벤 호텔. 링에서 살짝 바깥쪽이지만 지도상 오페라 극장도 충분히 도보로 접근하기 쉬워 보이고 처음 빈에 도착하는 중앙역에서도 지하철로 금방 도착할 수 있어서 좋아보였다. 인터넷상 이곳에 다녀가신 분들 후기도 나빠보이지 않아 예약.
처음 Karlsplatz역(카를 광장역)에서 나와서 호텔까지 찾아갈 때 좀 헤맸는데, 몇일 지나 생각해보니 아주 찾기 쉬운걸 헤맸던 것이었다. 유럽 지하철역은 우리나라처럼 출구에 번호가 있는 것이 아니라 출구 부근 주요 장소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처음에 Karlsplatz역에 내렸을 때 그 생각을 못하고 무조건 역 이름과 같은 Karlsplatz 출구를 찾아 나갔던 것이 문제였던 것이다. 이제 다녀왔으니 Karlsplatz역에서 헤매지 않고 한방에 찾아가는 길을 정리해 보자.
- 카를광장역에서 베토벤 호텔까지 가는 길 -
지하철역에서 나오기 전 안내표지판에서 출구명을 잘 찾아야 한다. Karlsplatz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베토벤 호텔을 가기 위해서는 'Secession'출구를 찾아야 한다. 제체시온. 미술에 관심이 있는 분은 금방 알 것이다. 저 유명한 분리파 미술전시관. 지하철역 지하도 내에서 제체시온 방향 출구쪽으로 쭉 따라 걸으면 막다른 곳에 제체시온 출구가 나오는데 마침 이곳에는 작지만 지상으로 통하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엘리베이터로 지상에 올라오면 유명한 분리파 건축물이 바로 눈앞에 딱! 그 다음은 구글지도 어플을 켜고 큰 길을 따라 앞으로 쭉 따라 걸으면 된다. 제체시온을 오른편에 두고 걷다가 신호등을 하나 건너면 나타나는 큰 블록을 오른편에 두고 가다가 오른편에 나타나는 골목으로 우회전해서 쭉 직진하면 바로 호텔이 나온다. 이상 적은 경로는 이후 몇일간 빈에서 여행을 다니면서 저녁에 숙소로 돌아오던 루트 그대로이다. 이렇게 하면 카를광장역에서 호텔까지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들어서면 작지만 포근하고 아늑한 분위기속에 카운터 직원이 친절하게 맞이한다. 도착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4시 반이 넘었다. 체크인 후 짐을 풀고 우선 첫날 배부터 채우기로 하고 호텔을 나선다.
슈니첼 - 피글뮐러
체크인까지 성공적으로 마치고 의기양양 시내로 향했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갔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천천히 걸어갔어도 될 뻔 했다. 아무튼 시내 중심가에 내려서 지하철역을 나서니, 밖에 나오는 순간 눈앞에 슈테판 성당이 압도적인 위용으로 시야를 꽉 채운다. 지하철역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순간 화면을 꽉 채우는 그 순간의 인상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압도적이다. 도심에서 이런 장관을 보다니. 순간 헉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번 여행에서 아쉬운 점 하나를 미리 적자면 - 다녀온 후 아쉬운게 한 두가지가 아니지만 - 슈테판 성당을 제대로 구경해보지 못한 것이다. 주변을 이리저리 다니면서 워낙 가까이 자주 지나치다 보니 다음에 보지, 하면서 결국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는 것이 함정. 언젠가는 다시 가서 제대로 구경하리라.
지하철에서 나오자마자 이런게 눈앞에 뙇! | 맛있는 저녁식사! |
빈에 가면 관광객들이 꼭 먹는 음식. 돈가스의 원조격인 슈니첼(schnitzel)을 먹으러 갔다. 1905년부터 영업했다고 하는 피글뮐러(Figlmüller)라는 집으로, 이미 무수한 후기가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명소. 본점은 예약없이 가기 힘든 곳이라고 하는데, 6시가 되기 전에 갔는데도 역시나 입장이 어렵단다. 2호점으로 가보라는 안내를 받고 찾아간 2호점. 본점은 상가 골목처럼 생긴 곳에 있는 낡은 내부모습이라면 2호점은 깔끔한 외관에 넓은 실내공간을 갖추고 있다.
인터넷 후기의 도움을 받아 소고기와 돼지고기 슈니첼을 하나씩 시키고 감자가 들어간 샐러드와 알름두들러를 주문했다. 웨이터가 눈앞에 접시를 내려놓는 순간 또 한번 헉 소리가 나오는데, 정말 크다. 소고기는 작은 덩어리 둘, 돼지고기는 큰 덩어리 하나로 나왔다. 크기가 엄청 크긴 한데 고기가 무척 얇게 다져진 상태이고 튀김옷도 아주 얇고 묘하게 바삭하면서 촉촉해서 식감이 좋았다. 입맛에 따라 별로라는 분들도 있지만 적어도 우리 부부는 무척 만족스러웠다.
쇠고기 슈니첼. 감자샐러드 필수! | 돼지고기 슈니첼. 거대하다! |
중요한 점은 감자가 들어간 샐러드가 필수라는 사실. 슈니첼에 레몬즙을 뿌리는 것 외에는 곁들여 먹을게 아무것도 없다보니 한국사람 입맛에 금방 질릴 법도 한데 이 샐러드가 정말 맛있었다. 특히 감자는 아직도 수수께끼다. 어떻게 이렇게 부드럽고 소스가 달콤하고 맛있는지? 아무튼 이집에서 슈니첼을 먹는다면 감자샐러드를 꼭, 반드시 함께 주문해서 먹어야한다. 이거 없이 슈니첼만 먹고 맛없다고 하면.. 아쉬울 따름이다.
마너
배불리 먹고 - 돼지고기 슈니첼은 조금 남겼다 - 나와서 근처에 있는 마너(Manner) 가게에 들렀다. 오스트리아 국민 웨하스쯤 되나보다. 슈테판성당 바로 옆에 매장이 있으니 우리나라로 치면 명동성당 바로 옆. 딱 봐도 시내 중심가 금싸라기 땅에 매장이 있을 정도이니 그 위상을 짐작할 수 있는데 들어가보면 과연 장사가 잘 된다. 매장 전체가 온통 핑크핑크. 묘하게 부드러운 색감의 핑크여서 쉽게 질리지는 않는 듯.
핑크 핑크! |
선물용 마너를 구입하고 시내 야경을 잠시 둘러본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왔다. 아침일찍 잘츠부르크에서 눈을 뜬 이후 여기까지 분주히도 돌아다녔으니 피곤할만도 하다.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일정을 위해 일찌감치 쉬기로 했다. 이번 여행의 진정한 핵심은 이제부터 시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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