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 마크 투
앞서 RG 마크투를 포스팅한 적이 있는데, ( 2016/12/16 - [Note/figure] - RX-178 Gundam MK II (RG) ) 다 좋은데 뭔가 성이 안찬다는 느낌을 적었었다. 정교하고 멋지긴 한데, 너무 작고 좀 감질나는 느낌 때문이었는데 이러한 답답함을 해소하려면 역시나 좀 더 큰 MG를 만드는 수 밖에 없다. 이미 2005년에 발매되어 10년이 넘은 키트이지만 여전히 명품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는 마크투 MG 2.0버전을 만들기로 했다.
만들고 난 감상은, 과연 명불허전. 사실 이런 느낌은 계속해서 종종 멋진 킷을 만들 때마다 반복되온 것이라 좀 민망하긴 하지만, 어쨌든 당시 기준으로는 그때까지 만들었던 건프라 중 최고였다. 물론, 이런 식의 표현은 좀 자제해야 한다. '절대'라는 표현은 '절대' 하지 말라고 했던가? 좀 지나면 또 다른 걸 만들면서 똑같은 소리를 중얼거리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으니 말이다.
육중함 그 자체
MG 마크투의 프로포션은 일단 이 기체의 육중함을 잘 만들어낸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나중에 나온 RG가 물론 여러모로 최신 기술로 재해석해서 보다 정교한 디테일을 자랑하지만 육중하면서도 적당히 세련된 프로포션은 이게 최고라고 생각한다. PG와 비교해도 결론은 MG쪽 비율이 더 좋아보인다. PG는 물론 최신 제품인 RG마저도 해주지 않은 빨간색 원형부품 색분할도 되어 있는 점도 인상적이다.
습식데칼의 세계
하여튼, 마크투는 만들고 나서 무척 만족스러워서 처음으로 별매품 습식데칼을 구매해서 RG풍으로 추가 작업까지 해 주게 된다. 습식데칼의 효과를 실감하게 된 것이 이 때가 처음으로, 이후 종종 이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인터넷에서 다른 분들의 작례를 참고하고, RG마킹과 기존 킷에 포함된 스티커와 델피데칼과 모델링홀릭 제품을 적절히 섞어 내맘대로 적당히 붙여서 만들었다. 그 외 약간의 에나멜 부분도색과 먹선작업 후 무광탑코트 마무리.
지금 다시 꺼내 보면 새삼 아쉬운 부분이 하나둘씩 눈에 띄지만 당시로서는 습식데칼이라는 새로운 시도와 함께 열심히 만들어준 기억이 묻어나는 킷이다. 외관은 정말 나무랄데 없이 만족스럽지만 이것 역시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팔꿈치 관절부위가 좀 심심하게 설계된 것이 보기에 아쉽고 결정적으로 고관절과 허벅지를 연결하는 부위가 턱없이 짧고 불안해서 금방이라도 다리가 빠질 것 같은 위태로운 상태. 보강이 필요한 부분이다.
약점도 없지 않아 있고, 지금 다시 보면 만든 결과물도 좀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여전히 육중하고 다부진 외관은 매력적이다. RG와 함께 비교해 놓고 보아도 여전히 멋지다. 이걸 만들고 대단히 만족한 결과, 드디어 티탄즈 버전 마크투도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줄거리상으로는 사실 티탄즈 버전이 원조 아닌가? 이런 식으로 한도 끝도 없이 계속 건프라작업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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