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al Music/music note140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 가티 바그너뉘른베르크의 명가수2013년 8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실황다니엘레 가티, 지휘 / 빈 필슈테판 헤어하임, 연출 애플뮤직을 이용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CD구입은 거의 중단하다시피 하고 조금씩 블루레이 영상물 구입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덕분에 음반 구입 비용은 현저히 줄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영상물 구입은 다른 한 편으로는 개인적으로 음반만큼 썩 열심히 감상에 임하는 편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이긴 하다. 음반, 아니 이제는 음원 쪽은 접근성도 훨씬 좋고 다른 일을 하면서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데 영상물은 좀 더 집중을 요하기 때문에 바쁜 일상 가운데 시간을 할애하기가 쉽지 않은 점이 문제. 그렇긴 해도, '오페라'라는 장르는 기본적으로 태생이 무대공연을 보고 듣는 것을 목적으로 만.. 2017. 7. 1.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 그22, 23, 24 22곡 용기 (Mut) 짧지만 연가곡의 끝무렵에 돌연 등장한 다소나마 전투적인 노래. 계속해서 힘든 상황이 이어지는데 마냥 그런 식으로 진행되기만 해서는 곤란하니까 음악적으로 균형을 잡아주기 위해 각 곡의 조성이나 템포 등도 면밀하게 생각해서 배치한 것이다. 노래는 짧은데 이번 장에서는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펼쳐진다. 가사에 '세상에 신이 없다면 우리가 바로 신이야!'라는 대목 때문. 바로 '신은 죽었다'는 니체의 문장 인용으로 시작한다. 이어서 슈베르트가 성장한 종교적 환경을 짚어보면서 자연스레 그가 남긴 종교 음악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짧은 생의 기간 동안 6곡이나 미사곡을 작곡한 것을 보면 슈베르트는 베토벤과 달리 하이든과 모차르트 처럼 보다 전통적인 오스트리아 음악가들의 활동 경향과 비슷.. 2017. 6. 25.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 그20, 21 20곡 이정표 (Der Wegweiser) 조심스럽지만 분명히 나아가는 느낌의 음악. 보스트리지가 지적하고 있듯이, 맨 첫곡 '밤 인사'와 걸음걸이 같은 느낌이라는 점에서 비슷하다. 내용적으로는 겨울 나그네 이야기 전체가 어디론가 가고 있는 과정 속 이야기이기에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곡은 길을 가다가 마주친 이정표에 대한 것으로 음악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어디론가 계속 움직이는 느낌이 강하다. 다만, 가고는 있어도 마지막에 힘없이 반복하는 것처럼,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곡 초반에는 다소나마 힘과 의지가 느껴졌지만 마지막의 힘없는 마무리에서는 체념한 듯하다. 이제, 이 대목에서 실제로 투병중이었던 슈베르트의 심정이 묻어난다. 하지만, 너무 빠르지 않은가? 연구자들이 추측하건대, 2.. 2017. 6. 20.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 그16, 17, 18, 19 16곡 마지막 희망 (Letzte Hoffnung) 방랑끝에 죽음의 냄새를 맡고 까마귀가 따라오더니 이제는 흔들거리는 나뭇잎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본다. 음악적으로 아주 대담한 곡이라고 생각되는데, 처음 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움직이는 피아노의 독특한 음형이 그러한 인상을 강하게 심어준다. 비틀거리는 것 같기도 하고, 나뭇가지에서 바람에 흔들려 곧 떨어질 것 같은 나뭇잎의 모습 같기도 하다. 스트라빈스키의 계속해서 변화하는 리듬과도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시대를 앞서간 음악으로 겨울 나그네의 엄청난 음악적 깊이를 새삼 깨닫는다. 언제 들어도 놀랍고, 새로운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 음악이다. 17곡 마을에서 (Im Dorfe) 내가 듣기에는 어슬렁거리는 느낌이랄까? 혹은 가사 속 내용 처럼 온 마을이 잠들어 .. 2017. 6. 19.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 그13, 14, 15 13곡 우편마차 (Die Post) 앞서 슈베르트가 처음에는 전체 시를 12개로 알고 12곡으로 만들었었다는 이야기까지 했다. 다행스럽게도 나머지 시도 곧 알게 되어서 전체 24곡으로 완성되었는데 숫자도 그렇고 작곡 배경도 그렇고 자연스럽게 12곡씩 두 부분으로 묶어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예전 출판 악보에는 판본에 따라 아예 1부, 2부라고 표기가 되어 있었다고 한다. 보스트리지 자신도 12곡까지 부른 다음 잠시 틈을 주고 넘어가기도 했다고 하는데, 함께 공연했던 피아니스트 안스네스가 피아니스트로서 이렇게 긴 시간 앉아서 연주한 곡이 없다고 말한 일화도 전한다. 생각해 보니 그렇긴 하다. 협주곡이나 독주곡, 실내악 레퍼터리 중 어지간해서 피아니스트가 70여분 동안 내내 앉아서 연주하는 곡은 .. 2017. 6. 14.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제1번 op.107 첼로 콩쿨, 그2 앞서 퀸 엘리자베스 콩쿨 준결선 곡 관련 하이든 첼로 협주곡에 대해 포스팅했었다. 이제 결선곡이 남아 있는데, 오케스트라와 협연으로 연주하고 프로그램은 지정곡인 현대곡 1곡에 자신이 선택한 협주곡 1곡으로 구성된다. 이번에 연주자들이 선택한 곡들을 보면 슈만, 드보르작, 쇼스타코비치가 눈에 들어온다. 특히 쇼스타코비치를 많이들 선택하는 것을 보니 어느새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이 요즘의 트렌드가 되었구나 싶었다. 한 번의 연주로 평가받아야 하는 콩쿨의 특성상 어쩐지 슈만은 너무 어렵고 효과적이지도 않아 보인다. 보통 내공이 아니고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 같고, 드보르작이야말로 일반적인 인기로 따지자면 첼로 협주곡의 정상에 우뚝 선 곡이지만 콩쿨에서 연주하기에는 왠지(이건 전적으로 내 .. 2017. 6. 13.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 그11, 12 11곡 봄의 꿈 (Frühlingstraum) 이 곡의 첫 머리 피아노 전주는 늘 들을 때 마다 소박하고 귀에 익은 선율이 친숙하게 들려오는 동시에 노래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가슴이 아련해진다. 봄날의 꿈처럼 현실이 그러했으면 얼마나 좋으련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음을 알기에 봄날의 꿈이라는 상황자체가 지독한 역설인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가슴이 아프다. 이 장에서는 우선 노래의 구조를 보여준다. 1~6절로 구성되어 있으며 1~3절, 4~6절의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음악이 반복되는 구성으로, 꿈을 꾸는 1절과 4절은 그래서 다른 가사 같은 선율로 이루어진다. 2절과 5절은 닭이 울며 달콤한 꿈을 깨 버린다. 3절과 6절은 각각 마무리로서 특히 마지막 6절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가사를 보며 설명을 읽으니 .. 2017. 6. 12.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 - 그9, 10 9곡 도깨비불 (Irrlicht) 9곡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짧은 편이다. 이 곡에 대해서는 악보를 통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제목인 '도깨비불'이라는 현상에 대한 슈베르트 당시의 학구적인 연구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계속해서 읽어 나갈 때마다 놀라움의 연속인데, 하다하다 '도깨비불'이라는 얼핏 초자연적으로 보이는 현상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올 줄은 몰랐다. 근대에 이르러 많은 연구자들이 도깨비불이라는 현상을 과학적으로 밝혀내기 위해 노력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이야기 또한 과연 이걸 알아서 무슨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읽는 동안은 분명, 흥미진진하다. 이 곡의 첫 시작은 기묘한 두 개의 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게 어디선가 다른 곡에서도 들어 본 느낌이 든다. 어디서 비슷한 걸 들었을까 한참을 .. 2017. 6. 10. 하이든, 첼로 협주곡 퀸 엘리자베스 콩쿨 얼마 전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쿨이 끝났다. 원래는 이자이를 기리기 위한 이자이 콩쿨로 시작했던 것이라, 바이올린 분야가 가장 유명한데 올 해 처음으로 첼로 부문을 시작했다고 한다. 예선에 오른 지원자들의 영상이 올라오기 때문에 바이올린 부문 때도 흥미진진하게 보면서 누가 우승할까 점쳐 보며 내 나름대로 맘에 드는 연주자를 응원하기도 했었다. 유투브에 올라와 있는 과거 60년대 영상을 보면 당시엔 심사위원단이 정말 어마무시했다. 오이스트라흐, 메뉴힌, 그뤼미오 같은 사람들이 심사위원석에 주욱 앉아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확실히 거장의 시대는 진작 끝나버린 것 같다. 중량감이라는 차원에서 비교불가가 되어버렸다. 그런데, 이번 첼로 콩쿨은 첼로 분야 첫 .. 2017. 6. 7. 이전 1 2 3 4 5 6 ··· 16 다음